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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이민 생활 이야기/헝가리 라이프

헝가리(교르, gyor) 유아용품 점 Brendon 방문 후기

안녕하세요. 라온 하우스의 라온 아빠입니다. 헝가리는 이제 가을로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 더위가 살짝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귀여운 수준의 더위라 그리 힘들진 않네요. 낮 기온이 30~33도 정도인데 다음 주에는 25~28도 정도로 뚝 떨어질 예정입니다. 가을은 한국의 가을이 정말 예쁜데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면 짧게나마 가을을 흠뻑 느끼고 와야겠습니다. 아직 예비아빠이고 초보 아빠라 유아용품들이 뭐가 좋은지 아는 게 거의 없는데 꼼꼼한 아내 덕분에 조금씩 배워가고 있어요. 그래서 주말에 딱히 할 것도 없고 아내가 말해준 브랜드의 유아용품들이 있는지 확인도 해볼 겸 교르에 있는 유아용품 점에 방문했습니다. 이것도 아내가 직접 찾아서 보내준 건데 헝가리에 살고 있는 사람이 제가 아니라 제 아내인 것 같더라고요. 조금은 미안하고 반성도 되었습니다. ㅠㅠ

위치는 교르역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고 아르카드 백화점에서는 약 5분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inter spa 마트도 같은 건물에 있어서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오랜만에 걸었더니 목이 말라서 마트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신 뒤 매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제법 컸고 거의 모든 용품들이 다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유모차와 카시트 코너를 보았는데 와이프 얘기했던 Inglesina(이탈리아), Bugaboo(네덜란드), Nuna(네덜란드), Yoyo(프랑스)의 제품들은 보이지 않았어요. 어쩌면 제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겠더라구요. 독일 젖병인 Nuk라는 브랜드는 제가 아내에게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줬으면서도 안 보인다고 했었거든요. 너무 오랜만에 걸어서 체력이 방전되었던 것 같습니다. 유모차와 카시트는 정말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었어요. 

유모차와 카시트
130만원 짜리 유모차

딱 봐도 좋아보이는 제품이 있어서 가격표를 봤는데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130만 원.... 유모차가 이렇게 비싼지 몰랐습니다. 물론 저가형 브랜드들은 40~60만 원 대도 있었는데 거의 두배가 넘더라구요. 물론 저가형 브랜드들도 130만 원짜리 유모차를 보기 전까진 저가라는 생각도 안 했습니다. 그 가격도 비싸게 느껴졌는데 130만 원짜리 앞에서 묘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가장 먼저 정말 돈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유모차를 좋은 걸 쓰는지 알겠더라고요. 그 전에는 무슨 유모차 하나에 돈을 이렇게 많이 쓰나 했는데 확실히 바퀴도 튼튼하고 재질이나 디자인 등등 모든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났습니다. 이보다 더 좋고 비싼 유모차들도 많이 있을 텐데 모든지 적당한 게 좋은 것 같아요. 너무 과하고 넘치는 건 욕심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암튼 돈을 열심히 벌자는 교훈을 남긴 채 다른 용품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아기 침대와 간이 식탁도 여러 제품들이 있었습니다. 식탁은 30만원 정도 했고 침대는 10만 원 내외였습니다. 침대보다 식탁이 훨씬 비쌌어요. 저는 아기가 태어나면 헝가리로 바로 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6개월 정도 있다가 올 예정이라 일단 한국에서 사야 되는 상황입니다. 중고로 사던가 새 걸로 산 뒤에 중고나라에 판매를 하고 헝가리에 와서 다시 구매할 계획인데 이것도 은근히 신경 쓸게 많겠더라구요. 이럴 때마다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많이 미안한 마음이에요. 이번에 한국에 갈 때 부지런히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와야겠습니다. 조금 이마나 아내가 덜 힘들도록요.

NUK 젖병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매장 곳곳을 보여줬는데 독일 NUK 젖병을 찾아보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젖병 코너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없다고 말한 뒤 통화가 끝나고 사진까지 찍어줘서 보내줬습니다. 친절하게 NUK 젖병은 확대까지 해서 보내줬지요....매장을 나온 뒤에야 알았습니다. 제가 확대해서 찍은 게 아내가 찾던 NUk 젖병이었다는 걸요. 영어를 읽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정말 무언가에 홀린 기분이었습니다. ㅠㅠ

기저귀와 유아용 변기

젖병 코너 옆에는 기저귀와 변기 코너가 있었습니다. 제품 배열에서 담당자의 디테일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먹고나서 배설까지 인간의 모든 욕구를 스토리화 해서 순서대로 보여주고 있는 배열이었던 것이죠.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습니다.^^;; 귀여운 소녀 아기가 변기에 앉아 활짝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아마도 시원하게 볼일을 본 다음 찍은 사진 같습니다. 나중에 이 모든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왜 아기들이 있는 집에는 늘 짐이 차고 넘쳐서 항상 집이 좁다고 말하는지 알겠더라고요. 곧 저희 라온 하우스에도 펼쳐질 일이기도 하겠죠. 

 한쪽 구석에는 이렇게 장난감 코너가 마련 되어 있었습니다. 레고부터 인형들과 모래사장 놀이 세트까지 정말 다양한 장난감들이 있었습니다. 귀여운 꼬마 아이가 장난감을 들고 사달라고 자신의 뜻을 어필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으로 보이는 분은 심리전에서 지지 않기 위해 눈빛을 피하는 모습이 프로다웠습니다.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묘한 긴장감이 흐르더군요. 

옷과 모자 그리고 신발 코너도 있었습니다. 옷과 모자는 앙증맞은 디자인들이 많았고 가격은 10,000~1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신발은 정말 신발이었어요.(욕 아님^^;) 비싼 건 7만 원 대도 있었고 보통은 4~5만 원 정도의 가격이었습니다. 아내 말로는 헝가리에 소포 금지 품목 중에 신발을 봤던 것 같다고 했는데 자국 내에서도 이렇게 비싸게 팔다니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유아용품점을 이렇게 오랜 시간 둘러본건 이번이 처음 같은데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육아 체질인가? 아... 정말 위험한 발언이라고 모든 육아 중인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이렇게 하나씩 배워 가다 보면 능숙한 육아를 하고 있는 멋진 아빠로 발전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나중에는 꼭 아내와 함께 와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열심히 육아 중인 이 세상의 모든 아빠 엄마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