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 오니 미세먼지 걱정 없는 맑은 하늘과 상쾌한 날씨를 거의 매일 볼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조금 날씨가 흐리긴 하지만 유럽 전역이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기에 25도 정도의 날씨는 오히려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새가 은근히 많기에 새똥으로 인한 테러를 조심해야 된다. 팀장님의 차 역시 이러한 새똥 테러로 인해 더러워져서 TESCO에서 장을 본 후 그 앞 셀프 세차장에서 세차를 하였다. 한국에 있는 일반적인 세차장과 같았고 차이가 있다면 가격이었다. 100FT(한화 약 400원)에 50초의 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한국은 3분 30초에 3000원 정도여서 가격도 더 비싸고 시간 선택과 활용에 있어서 제약이 많았는데 50초 단위로 결제할 수 있는 점이 매우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유럽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차를 탈것으로 인식하지 한국처럼 받들어 모시진 않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세차하는 걸 보니 폼건으로 대충 거품을 묻히고 공용 걸레고 한번 쓱 문지른 후 바로 물을 뿌리고 끝났다. 한국이었다면 폼건을 하기 전 물로 샤워를 한번 시켜주고 폼건으로 때를 뿔려 준 후 다시 물로 씻어낸 후 물기까지 수건으로 깨끗하게 닦는 과정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평균 세차 시간이 5분 내외였다. 옆에 실내 세차를 하는 청소기도 있었는데 사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물기를 닦아주는 사람 역시 보질 못하였다. 물론 차를 사랑하는 한국의 문화가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문콕이나 흠집에 너무나 예민하여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종종 보았기에 나도 이제 이곳에서 차를 사게 된다면 그냥 탈것으로 생각하고 너무 받들어 모시진 말아야겠다. 하지만 과연 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한 달을 지내다 보니 한국에서의 습관들을 버리는 것이 결코 쉬운 건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다. 그래도 조금씩 이곳에서의 삶에 녹아들고 있는 것 같다. 가족들이 오기 전에 더욱 열심히 적응해야겠다. 무엇보다 언어 공부가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언제쯤 세차장 기계의 저 글씨들을 읽고 해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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