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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이야기/터키 여행 이야기

카파도키아 여행 1일차(2) : 그린투어 후기

안녕하세요. 라온 하우스의 라온 아빠입니다. 구글 애드센스 승인 이후 처음 올리는 포스팅이네요. 오늘은 지난 카파도키아 여행 1일차 1편 포스팅에 이이서 2편인 카파도키아 그린 투어에 대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벽에 너무 일찍 도착한 덕분에 저는 호텔에서 그린 투어를 시작하기 전 휴식을 취할 수 있었어요. 심야 버스를 타고 와서 바로 그린투어를 하는 일정이 좀 무리이긴 했지만 1박 2일 동안 그린 투어와 벌룬 투어를 모두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카파도키아에는 그린투어와 레드 투어 그리고 벌룬 투어가 대표적인데 업체가 정말 많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직접 발품을 팔아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건 너무 어려운 일이기에 그 다음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호텔에 예약을 부탁하고 호텔에서 선정해주는 2~3개의 업체 중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에요. 호텔도 물론 그 업체로부터 커미션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어느 정도는 엄선된 업체들이기에 발품을 파는 수고도 덜 수 있고 문제가 있을 경우 호텔 측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에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 : 32유로 (영어 투어 기준, 점심 가격 포함)

▷코스 : 피존벨리 - 으흘랄라 계곡 - 점심 - 셀리메 수도원 - 데린쿠유 지하도시 - 기념품 가게

▷소요시간 : 오전 9시 ~ 오후 5시 (약 8시간 정도 소요)

▷인원 : 10~15명

저는 일정이 안맞아서 영어 투어를 선택했었는데 영어를 잘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한국어 투어를 추천드립니다. 다만 가격은 현재(2019.08.19일) 기준으로 한국어 투어가 약 60,000원 정도로 조금 더 비쌌고 요일도 일,월,수,금으로 제한 적이었습니다. 영어 가이드도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주지만 그래도 좀 더 기억에 남는 투어를 하고 싶으시다면 한국어 투어가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의견이에요. 영어 투어는 정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코스도 업체에 따라 다른데 순서만 다를 뿐 저 위에 적혀 있는 장소들은 다 방문하기에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차량 탑승 장소는 자기가 머무는 숙소 바로 앞에서 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투어가 끝난 후에도 숙소 바로 앞에서 내려줍니다.

1. 피존 벨리

제가 했던 투어는 괴레메 파노라마는 가지 않고 곧바로 피존 벨리부터 갔습니다. 이름 그대로 비둘기가 엄청 많은 계곡이었는데 괴레메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뷰였습니다. 새를 싫어하는 분들은 좀 싫을 수도 있는 코스이겠네요. 고등학교 때 조류 공포증이 있는 마동석 같은 포스의 친구가 있었는데 비둘기들을 보니 그 친구가 문득 생각나더군요. 광호야 잘 있니? 피존 벨리에서는 무인 비둘기 모이 판매대가 있는데 동전함에 돈을 넣고 판매대에서 모이를 꺼내 비둘기에게 주면 됩니다. 일부 중국 관광객들은 No 코인, 무한 리필로 이용하더군요. 역시 스케일이 다른 친구들이에요. Show me the money~ 솔직히 괴레메 파노라마를 기대했었는데 좀 아쉽더라고요. 그래도 괴레메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피존 벨리 전경과 모이 판매대.

 

2.으흘랄라 계곡

두 번째로 이동한 곳은 으흘랄라 계곡이었는데 가이드가 터키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소개해서 그래서 정말 큰 기대를 했어요. 계곡까지 이동하면서 왜 카파도키아는 이런 투어들을 꼭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죠. 생각했던 것보다 이동 거리가 상당했는데 그래도 풍경이 예뻐서 크게 지루하진 않더라고요. 물론 심야 버스로 이동한 탓에 이동하는 중에는 버스에서 꿀잠을 잘 수 있었어요.

터키의 그랜드 캐니언.
계단을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 올 수 없어요. 왜냐구요? 힘드니까요.

버스에서 내려서 안쪽으로 들어가니 멋진 장관이 펼쳐졌어요.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안 가봐서 단순 비교는 못하겠지만 정말로 멋진 풍경이었어요. 이런 게 터키의 매력인 것 같아요. 나라 안에 세계 각국의 풍경들이 담겨 있어서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요. 가이드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기 전에 사진을 많이 찍어두라고 했는데 이유는 한번 내려가면 반대편 출구까지 계속 걸어야 되는 일정이라 다시 올라올 일이 없기 때문이었죠. 물론 그 일정 때문이 아니더라도 다시 올라가기 싫게 생긴 긴 계단이었어요. 남미에서 온 관광객 한 명은 이곳을 보자마자 트와일라잇의 배경 같다고 환호하더군요. 터키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봤었기에 Are u 벨라(영화 속 여주인공)라고 받아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투어가 끝날 때까지 계속 뱀파이어 상황극을 해야 될 것 같아서 그냥 무시했습니다. 트와일라잇은 뱀파이어가 나오지만 호러영화는 아니니까 안 보신 분들은 꼭 봐보세요. 재밌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동굴 속에 작은 예배당 터가 나오는데 솔직히 가이드의 설명을 못 알아 들어서 다른 블로그 후기들을 찾아보니 이곳이 다니엘이 사자들과 함께 갇혀 있던 곳에 만든 예배당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그 후기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검색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무리 찾아봐도 그에 대한 사실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어요.

예배당 터와 천장에 그려져 있는 벽화.

이곳을 지나면 이제 본격적인 그린투어의 꽃인 으흘랄라 계곡의 트래킹 코스가 시작됩니다. 평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나 연세가 있으신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코스예요. 트래킹 코스 옆에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고 그 옆으로는 웅장한 기암괴석들이 펼쳐져 있는 환상적인 코스예요. 중간에 쉬는 지점이 있는데 그곳까지는 정말 편안하고 자유롭게 경치를 즐기며 걸으면 됩니다. 총 트래킹 코스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이기에 걷는 걸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그린 투어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계속 걷다 보면 아까 얘기한 중간 휴식 지점이 나옵니다. 트래킹을 하면서 계속 오른쪽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의 폭이 넓어지는 지점인데 귀여운 거위들이 한가로이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곳에서는 차와 음료도 마실 수 있고 터키 전통 음식을 만드는 것도 보실 수 있답니다. 

중간 휴식 포인트.

휴식을 끝낸 뒤 다시 계속 걷다보면 점심 식사를 하게 될 식당이 나옵니다. 다른 후기들을 보니 거의 모든 업체들이 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더라고요. 그 말은 곧, 독점이라는 뜻이고 맛이 없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죠. 메뉴는 크게 고기와 생선으로 나뉘어 있었고 음료는 개인이 추가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맛은 그냥 그저 그런 맛이었어요.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식사 후 기념촬영을 하면서 으흘랄라 계곡 트래킹 투어를 마쳤습니다. 

맛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게요.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3.셀리메 수도원

셀리메 수도원은 영화 스타워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한데 실제로 이곳에서 촬영을 한 것은 아니고 감독에게 스타워즈 배경에 대한 영감을 준 곳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스타워즈를 아는 아저씨들은 따다다단~따다단~하면서 스타워즈 배경음을 불렀답니다. 전체적인 풍경은 감독에게 영감을 줄 만큼 정말 신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어요. 수도원 안에는 예배당은 물론 와인 창고도 있을 만큼 하나의 마을처럼 없는 것이 없었습니다. 사진만 보면 과연 저 단단한 돌들을 어떻게 깎아서 이런 수도원을 만들었을까 생각하실 텐데 사실 이곳 지형 자체가 돌들이 그렇게 단단한 성질이 아니기 때문에 요즘 열정으로 핫한 유노윤호 정도의 열정만 있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오전에 비가 조금 내려서 그런지 땅이 평소보다 더 미끄러웠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미끄럼 방지를 위해 조심스럽게 걸어야 할 것 같아요.

스타워즈가 생각나시나요?
하나의 마을 같은 수도원.

 

4. 데린쿠유 지하도시

셀리메 수도원은 정말 짧게 방문했습니다. 이후 이동한 곳은 데린쿠유라고 불리는 지하도시였어요. 예전에 로마에서 카타콤을 방문했었을 때 조금 무서우면서도 감탄을 하게 되어 이번에는 과연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마지막 코스라 좀 피곤하긴 했지만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는 지하도 시기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입장을 했죠. 솔직히 로마의 카타콤은 내부가 무척 좁아서 폐쇄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관람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하지만 이곳 데린쿠유 지하도시는 통로가 훨씬 넓고 내부가 상상 이상으로 넓더라고요. 정말로 지하도 시라는 말이 맞을 만큼 하나의 도시가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운 좋게 자전거 나라 투어가 같은 시간대에 투어를 진행하고 있어서 한국어 해설을 조금 들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신앙을 지키기 위해 지하로 들어간 만큼 이곳에서는 군대가 침입했을 시 방어를 하기 위한 도구들이 있었어요. 통로의 경우 생활하는 공간보다는 확실히 좁았는데 이건 군대가 한꺼번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통로 중간중간마다 넓적하고 동그란 돌을 준비시켜놨는데 군대가 침입하면 이것을 옆으로 굴려서 통로를 막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이곳에서 태어나서 한 번도 밖으로 나가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도 있었다고 해요. 신앙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지만 안타깝긴 하네요. 

벽에 보면 줄 같은걸 묶어 둘 수 있도록 홈이 파져 있었는데 이것은 사육하는 동물들을 묶어두는 용도로 쓰였다고 해요. 지하에서 자급자족을 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가축들이 필요했을 테니 말이죠. 참으로 인간의 생명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와인을 만들고 보관하는 장소도 있었고 신학교도 있었어요. 정말로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게 갖춰진 곳이었습니다. 물론 마음껏 햇볕을 느낄 수 있는 자유는 없었지만 이들은 그것 대신 마음껏 예배할 수 있는 신앙의 자유를 선택한 것이었어요. 

군대가 침입시에 출입구를 막는 용도로 사용 된 돌(왼쪽 사진 )
성인 남자들이 서 있어서도 공간이 충분히 남을 정도로 넓음
끝이 안보이는 구멍과 예배당으로 추측되는 공간

 

5. 기념품 가게

밖으로 나오니 상쾌한 공기가 맞이해줬습니다. 평소에 사고하고 당연하다고 느끼던 것이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이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 줄 알았는데 차가 괴레메 언덕 부분으로 올라가서 처음엔 오전에 못 본 괴레메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도착한 곳은 기념품 가게였습니다. 터키에서만 생산된다는 보석을 팔고 있었는데 가격도 비쌌고 그렇게 예뻐 보이진 않더라고요. 내리기 싫거나 안 보고 싶은 분들은 그냥 차에서 기다리셔도 상관없어요. 그래도 무조건 사야 되는 건 아니니 편안하게 구경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모든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쯤이 되었어요. 그린투어 정말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 준 멋진 투어였습니다. 차가 없으면 절대로 갈 수 없는 곳을 가는 것인 만큼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가격은 절대 비싼 게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한국어 가이드는 좀 더 비싸지만 카파도키아에 간다면 한번쯤은 꼭 해볼 만한 투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