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야기/국내 맛집

골목식당 서산 해미읍성 호떡집 & 곱창집 방문기

raon.0911 2019. 5. 29. 16:21

헝가리로 출국 전 친한 동생들과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기위해 서산 해미읍성을 방문하였다. 역시 방송의 힘은 대단하다. 아니 백종원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실제로 백종원의 손을 거친 후 대박을 낸 집들이 한 둘이 아니며 죽어가는 상권역시 되살아나는 경우도 많았다. 유투브와 블로그에도 백종원의 이름만 달면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기록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지금 한국은 백종원 열풍이다. 때문에 백종원 골목식당의 열성 팬으로서 서산 근처까지 갔는데 해미읍성을 그냥 지날 칠 수 없었다. 평일(화요일)이었음에도 해미읍성을 보러온 관광객들과 지역주민들로 사람이 제법 많았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해미우시장(곱창집)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점심장사는 마감한 시간이었다. 저녁시간까지 기다릴까 잠시 고민했지만 형제가게인 옛날곱창을 가보기로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솔루션을 받던 중 사장님께서 힘들게 꺼낸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솔직히 나 혼자 먹고 살기에도 바쁜 요즘, 자신의 성공이 눈앞에 보이는 바로 그 순간에 자기와 특별한 사연이 있는 이웃을 위해 백종원 대표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사장님의 모습은 아직도 내게 감동을 준다. 혹여나 자신의 성공으로 지인에게 상처와 피해를 줄까봐 걱정하는 그 모습이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전했다. 사장님은 매출은 조금 잃었을지 몰라도 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한 사람과의 관계를 지킨 것이다. 실로 대인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장님과의 사연을 간직한 형제가게인 옛날 곱창은 해미 우시장에서도보로 5~7분 정도거리라 멀지 않았다. 


3시쯤 방문했는데 브레이크 타임은 없는지 식사를 하고 계시는 손님들이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역시 동일하게 돼지곱창구이와 돼지곱창 전골이 있었고 백종원 대표와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우리는 메뉴판을 둘러보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곱창전골 대를 시켰고 밑반찬이 세팅 되었다. 그리고 잠시 뒤에 나온 곱창전골, 일단 비쥬얼은 합격이었다. 냄새도 거의 안나고 크게 맵지도 않아서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먹을수 있을거 같은 맛이었다. 어느정도 먹다가 공기밥을 하나씩 시켰고 다먹은 후에는 볶음밥 2개를 시켰다. 다들 곱창을 엄청 즐겨 먹는 사람들이 아니었음에도 모두 맛에 만족하였다. 일행 중 한명은 식사 후에 원조집도 먹어보고 싶다며 해미우시장 집에서 곱창전골을 추가로 포장해갔다. 그만큼 형제 가게임에도 백대표가 솔루션을 허투루 하진 않은거 같았다. 다만 아르바이트 생들의 태도는 조금 아쉬웠다. 갑자기 많아진 손님탓에 지쳐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다소 불친절한 모습이 아쉬움을 남겼다.  


부른 배를 소화시킬겸 해미읍성으로 걸어가는 길에 호떡집을 방문하였다. 이곳 역시 백대표가 마가린과 계피를 뺀 설탕으로 솔루션을 해준 집이다. 곱창집보다 호떡집에 사람이 더 많았다. 개인적으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중에서 해미읍성편이 가장 프로의 취지에 맞는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여행지에가서 즐길수 있는 먹거리와 식사 후의 디저트까지 고려해서 솔루션을 해준것 같다. 해미읍성에 방문 한 사람들은 근처 식당에서 식사 후 이 호떡집은 꼭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호떡이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어 라는 생각으로 먹었는데 마가린의 풍미와 설탕의 조화가 매우 좋았다. 맛에 대해서 민감하고 엄청나게 연구한 사람의 솔루션은 다르구나라는 걸 느겼다. 정말 사소한 차이로 완전히 다른 맛을 내는 것이 백종원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아닐까 싶다. 솔직히 집이 가까웠다면 포장을 해가고 싶었다. 하지만 식으면 맛이 없을 것 같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호떡까지 먹은 뒤 우리는 해미읍성을 둘러 보기로 했다. 내 기억으로 중학교때 수학여행으로 방문했던 해미읍성은 안쪽에 실제 사람들이 거주하고 초가집들이 보존되어 있었던거 같은데 지금은 공원처럼 바뀌어 있었다. 좀 아쉬웠지만 지금 모습도 나름 나쁘지않았다. 닭과 토끼도 키우고 있었고 곤장체험과 투호놀이도 할수 있어서 가족들과 놀러오기에 좋을거 같다.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이 가장 좋긴 하지만 이 지역 분들에겐 너무나 먼 곳이고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민속촌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조금더 여유롭게 시간을 내서 해미읍성을 방문한다면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받은 맛집도 만날 수 있고 잘 보존되어 있는 유적지도 방문할 수 있으니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성벽 위로는 다니면 안된다고한다. 낙상사고의 위험 때문인데 일행 중 한명이 경고문을 못 보고 실수로 성벽위를 걸었다. )해미읍성의 예전 모습과 지금 모습을 모두 본 나에게 이 곳이 내게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옛날에는 이 곳이 읍성안이라 엄청 활기를 띄는 곳이었을텐데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영원한 것은 없고 우리는 늘 새로운 변화와 함께 사리지고 생김의 반복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비록 해미읍성은 이젠 터만 남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활기를 되찾은 식당들은 나날이 번창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