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친구의 추천을 받아 Drum cafe라는 식당을 방문하였다. 헝가리에 온지 3주가 되었지만 아직 굴라쉬도 먹어보지 못했고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이기에 매우 기대되었다. 일요일 11시 쯤 방문하였는데 맛집이어서 그런지 식당안 테이블에는 손님이 꽉차 있었다. 우리는 잠시 밖에서 대기한 후에 입장 할수 있었다. 기다리는동안 메뉴판을 보며 주문할 음식을 미리 생각해보았다. 친절하게도 사진이 같이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유머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푸틴사진이 메뉴판에 있는지 자세히 읽어보니 러시아 음식이어서 그런것 같았다. 내부로 입장하니 명함수첩 같은 메뉴판을 주었다. 가격은 1500~2000ft가 평균이었고 디저트까지 함께나오는 세트메뉴도 있었다. 단품도 맛있어 보이긴 했지만 경제적인것 같아서 세트메뉴로 주문하였다. 음료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레몬에이드의 종류가 엄청 많았고 우리는 각자 다른 맛으로 주문하였다.
치즈스프와 굴라쉬가 가장 먼저 나왔다. 헝가리 음식들이 대부분 짜다고 하여 어느정도 각오는 한 상태로 멌었다. 그런데도 상당히 짰다. 치즈스프의 경우엔 치즈맛이 나쁘진 않았는데 짠맛이 너무 강해서 잘 느껴지지 않았다. 굴라쉬도 너무 기대했던 탓인지 알수없는 묘한맛이 느껴질 뿐이었다. 레몬에이드도 그냥 평범한 맛이었다. 이쯤되니 메인 메뉴가 살짝 걱정되었다. 걱정은 늘 현실이 되어 찾아왔다. 헝가리 전통 파스타라고 하는데 밀가루 맛 밖에 안났다. 그래도 먹다보니 헝가리 시골의 맛이 느껴지는것 같기도 했다. 세트메뉴라 그냥 갈수도 없어서 어쩔수 없이 먹을수 밖에 없었다. 헝가리 전통 디저트라고 했는데 이미 앞에서 실망을 해서인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기분좋게하는 단맛같은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비프 라이스라는 메뉴였는데 이것도 그냥 소고기와 밥, 딱 이름에 충실한 맛이었다.
메인메뉴를 다 먹고나니 헝가리에서는 디저트는 절대 시키지말라는 어느 블로거의 글이 생각났다. 뭔가 고급스러운 초코맛이 아닌 옛날 국진이 빵 중 초코빵이 생각나는 맛이었다. 정말 평범 그자체였다. 앞에 두개의 디저트가 디저트라면 이건 데저트다. 사막에서의 오아시스가 아니라 사막으로의 직행 열차 맛이였다. 충격적인건 같이 간 현지인 친구는 모든 메뉴를 맛있게 먹었다는 것이다. 물론 난 이집이 맛집이라는 것을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우리 테이블에 올라온 메뉴들은 정말 추천하고 싶지않다. 다른 테이블에서 시키는 음식들은 대체로 맛있어 보였다. 특히 튀김요리들은 비쥬얼이 맛있어 보였다. 만약 이곳에 방문하려는 분들이 있다면 디저트의 유혹에 빠져 세트메뉴를 시키기 보다는 단품으로 된 메뉴를 시킬 것을 추천한다. 추천해주고 함께 해준 헝가리 친구에게는 좀 미안한 글이지만 다음에는 꼭 맛있는 메뉴선택에 성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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